[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루시가 루시를 '와장창' 깨는 변신을 더해 돌아왓다. 23일 공개되는 루시 미니 6집 '와장창'은 더블 타이틀곡 '잠깨', '하마'를 비롯한 6곡이 수록된 앨범으로, 청량한 에너지가 증폭된 루시의 트렌디한 음악적 매력과 이지 리스닝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신보다.
루시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컴백을 앞둔 소감, 첫 군 공백기를 지나가며 겪은 생각, 밴드 붐 속 루시만의 중심을 지키는 방법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아래는 루시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밴드 루시(신예찬 조원상 최상엽)가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와장창'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스틱스토리]](https://image.inews24.com/v1/95880ab990a3dc.jpg)
◇컴백 소감은?
(최상엽) 저희가 돌아왔습니다! 컴백 준비 기간이 저번보다 길어진 덕에 기대감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컴백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 결과물도 맘에 든다. 빨리 관객들과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다.
◇루시의 첫 '군 공백기' 컴백이기도 하다.
(조원상) (신)광일이의 보이스가 루시 음악에 감초같은 역할을 했다. 그래서 빈 자리가 많이 느껴진다. 우리가 채우고 있지만 '광일이가 정말 노래를 잘 하는구나' 느끼고 있다.
(최상엽) 틈틈이 광일이 보고 싶다고 얘기를 나눴다.
◇신광일의 신보 피드백은?
(신예찬) 좋다고 했다. 군대에서 선공개곡인 '잠깨'를 좀 다른 방식으로 따라 부르고 있다고 하더라. (어떻게 따라 부르고 있나) 나쁜 방향은 아닌 것 같다.
◇컴백 텀이 길어진 것을 '감사하다'고 표현했는데.
(신예찬) 보통 앨범 활동이 끝날 쯤에 (조)원상이가 곡 작업에 들어간다. 그래서 늘 빠르게 컴백했지만, 이번엔 광일이가 군 입대 하면서 우리 셋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다 보니 오래 걸렸다.
(조원상)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은 지난 1월 둘째주부터 시작해 3월에 마무리된 곡이다. 미리 만들어서 킵해둔 곡은 아니다. 지난해 12월에 음성 녹음을 해놓은 데서 출발한 노래다.
◇앨범명 '와장창'의 의미는?
(조원상) 그동안의 우리에서 많은 변화를 주고자 했다. 우리 생각을 와장창 깨부수고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 앨범이다.
(신예찬) 우리가 가진 음악이 리스너에게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번엔 많은 분들이 쉽게 들을 수 있는 대중적 멜로디를 담았다.
(조원상) 루시는 대중적인 것에 포커스가 맞춰진 게 아니고 늘 앨범마다 큰 변화를 가져온 팀이다. 이번에는 대중성을 가미하는 변화를 일으키려 했다. 이런 시도를 해봐야 대중의 피드백을 듣고 그 다음 앨범을 준비할 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루시 음악에서 가장 색다른 시도를 한 곡이 있다면?
(조원상) 더블 타이틀곡에 가장 큰 변화가 있다. 큰 변화가 있다 해도 듣는 사람들은 '루시 곡은 루시 곡이구나' 생각할 것이다. '잠깨'는 이지리스닝, '하마'는 자극적인 사운드를 담았다.
![밴드 루시(신예찬 조원상 최상엽)가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와장창'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스틱스토리]](https://image.inews24.com/v1/9c4b1cf2657b50.jpg)
◇'하마'는 실제 경험담인가.
(조원상) 아니다. 실제 경험담을 담은 곡은 팬송이나 개인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노래 정도다. 그 외에는 모두 픽션이다.
◇하마라는 독특한 키워드를 착안한 배경은?
(조원상) 데모를 부를 때 '히포'라는 발음을 넣어 녹음하다 보니 바꾸기 싫더라. 이걸 살리기 위해서는 노래 제목을 '하마'라고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설을 쓴 것이다.
◇더블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는?
(신예찬) 어떤 곡이든 소중하지만 수록곡이 되면 타이틀보다 관심을 못 받는 경우가 있다. '잠깨'와 '하마'가 너무 좋아서 어떻게 더 들려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잠깨'는 쉽고 잘 따라 부를 수 있어서 선공개로, 필살기 '하마'가 두번째 타이틀로 선정된 것이다.
◇멤버의 공백이 앨범에 미친 영향은?
(조원상) 한가지 밖에 없다. 최상엽 혼자 소화할 수 있는 느낌을 생각해야 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보컬은 극소수다. 상엽이 형의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곡을 생각했다. 어찌 보면 자유도가 높아졌다. 최상엽에겐 많은 장르가 어울린다. 감미로운 음악을 부를 때나 강렬한 음악을 부를 때나 일렉 기타 사운드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멜로디 포인트를 주지 않아도 포인트가 된다. 쉬운 멜로디를 쓰면서 더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곡을 부르는 입장에선 어땠나.
(최상엽) 나는 노래와 그림을 만드는 사람의 의도를 따라가려 한다. 그 의도대로 소화하려고 한다. 내게 잘 익었다 싶으면 그 이후에 나름대로 해석을 추가하는 편이다. 노래하는 데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
◇밴드 신에서 루시의 인기가 높다. 인기의 비결은?
(조원상) 신나는 무대, 퍼포먼스 역량, 바이올린 연주, 유니크한 보이스의 보컬이 강점이다.
◇'청춘 밴드'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조원상) 청춘에 대한 생각이 각자 다르다. 나는 합리적이지 않으면서 낭만을 따라가는 게 청춘이라 생각한다. 어린 아이도 노인도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결국 동심 때문이다. 우리는 동심을 노래한다.
(신예찬) 어딜 가도 청춘 밴드라고 말해주는데 무대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게 행복을 줄 수 있는게 청춘이라 생각한다.
(최상엽) 나는 청춘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웠다. 중요한 단어라 생각해서. 음악을 해오면서 만난 분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연령대가 다양하더라.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의 음악을 들어줘서 고마웠다. 그들에게 우리가 청춘 밴드로 보인다는 것이 감사했다. 그 마음을 지켜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조원상) 많은 분들께서 청춘을 노래하는 밴드라 불러주시니 책임감을 가지고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만든다.
◇청춘에 대한 정의가 흥미롭다. 합리적이지 않게 낭만을 따라간 적 있나.
(조원상) 자주 있다. 신예찬과 대만 공연 끝나고 돌아오는 날 아침에 밥을 먹으러 나갔는데 택시 타고 간 길을 걸어서 돌아온 적 있다. 상엽이형은 공항 가야 하는데 자전거를 탔다. 그런 일이 매일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최근에 작업실 스피커를 바꿨는데 사실 안 바꿔도 되지만 멋있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어서 바꿔봤다. 낭만을 쫓아갔더니 능률이 늘어나는 효과도 봤다.
(최상엽) 내가 합리적이지 않은 낭만적인 행동을 좋아한다. 등산도 자주 가고 언젠가는 가평역까지 사흘을 걸어서 간 적 있다.
(조원상) 외상엽은 그런 일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것 같다. 돌아오면 사람이 더 따뜻해져 있다.
◇"밴드 붐은 온다"는 유행어의 중심에 서있는 팀이다. 직접 밴드 붐을 체감한 순간이 있었는지, 또 밴드 음악의 가장 큰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조원상)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는지 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기에 대한 실감은 크게 느끼지 못한다. 밴드 붐이 온 건가? 타 밴드 분들이 멋있게 무대를 하던데 그게 붐이 온 건가 싶다. 나는 힙합을 좋아하는데, 힙합 붐이 왔을 때처럼 밴드 붐이 왔냐 하면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가 밴드 붐을 '초대형 붐'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남녀노소 모두가 우리 음악을 한 소절만 불러도 알 정도로, '낭만고양이' 같은 노래가 밴드계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최상엽) 밴드 음악의 장점은 수명이 길다는 것이다. 오래된 노래도 다시 향수가 불러일으켜지고. 요즘도 예전 밴드 음악을 많이 찾아듣지 않나.
(신예찬) 공연할 때도 여러 명의 합이 만들어 내는 음악이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웅장함이 장점이다.
(조원상) 살아있는 느낌이 들긴 하는거 같다.
◇최근 데이브레이크가 미스틱스토리에 합류했다.
(조원상) 우리의 무대 매너가 좋은 건 과거 우리가 데이브레이크를 어깨 너머로 봤다는 뜻이다.
(신예찬) 예전에 데이브레이크의 퍼포먼스를 보며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조원상) 내 베이스 두 개도 데이브레이크 형님이 악기집 사장님 소개시켜 주셔서 마련한 것들이다.
(최상엽) 선배님들과 같이 우리 회사에서 활동하니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언을 많이 구한다.
(신예찬) 형님들이 성격이 너무 좋아서 우리에게 오히려 선배님이라고 부른다.
(조원상) 이번 앨범에 조언을 따로 주신 건 없다. 그게 우리의 리스펙이라 생각한다.
◇'밴드 붐'이라는 말은 곧 레드오션이 됐다는 뜻인데 부담감은 없나.
(조원상) 정말 없고 빨리 붐이 왔으면 좋겠다. 그 붐이 오게 하는게 우리 세대였으면 좋겠다. 우리의 강점은 직관적이다. 유니크한 목소리, 바이올린이 있다.
(최상엽) 우리 팀 컬러가 블루다. 레드오션에는 블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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