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헤다 가블러' 이혜영이 윤상화의 건강 악화로 배우 교체 및 개막 연기가 불가피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브라크 역은 윤상화에서 국립극단 시즌단원 홍선우로 교체됐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헤다 가블러' 기자간담회에서 이혜영은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는데 공연 전날 윤상화의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우리 모두 절망했다. 윤상화는 아주 특별히 아름다운 배우였다"라면서 "그때 너무 충격이 컸고, 전의를 상실한 패잔병처럼 느꼈다. 지난 1주일간 우리의 고통과 죄의식이 너무 힘들었다.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게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눈가를 촉촉히 적셨다.
![연극 '헤다 가블러' 이혜영 [사진=국립극단 ]](https://image.inews24.com/v1/adab65a04f848d.jpg)
이어 그는 "(힘든 상황에도) 새로운 배우를 찾아야 하는 현실에서 모두 힘들었다. 공연해야 하나 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극장 찾아준 관객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했다. 쉽지 않았다"라면서 "일주일간 우리에게 많은 변화가 생겼다. 홍선우가 너무 고생하고 있다. 끝나는 날까지 더 힘들거고 더 고생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모두 배우가 아닌 창조인들이다. 서로 영감을 주고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 연출은 브라크 역으로 긴급 투입된 홍선우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박정희 연출은 "홍선우는 국립극단 시즌 배우다. 내가 SOS를 쳤다. 이거 안하면 안된다고 간곡하게 부탁했다"라면서 "일주일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야 하는 어려운 일이었다. 흔쾌히는 아니지만, 부담감 갖고 연습을 시작했고, 놀라울 정도로 이틀만에 대사를 다 외웠다. 그제야 밥을 먹었다고 하더라"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박 연출은 "항간에선 홍선우를 보고 아예 처음부터 브라크 역을 맡은 사람 같다고 하더라"며 "배우들의 집중력과 잠재력에 놀라고 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걸 또 깨닫는다"고 덧붙였다.
'헤다 가블러'는 남편의 성인 테스만을 거부하고 아버지의 성이자 자신의 성인 가블러를 붙인 채 살아가는 여주인공 헤다를 앞세워, 남성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여성의 주체를 과감히 천명한 작품.
2012년 헤다로 무대에 올랐던 이혜영이 13년 만에 다시한번 헤다 역을 연기한다. 이어 홍선우, 고수희, 송인성, 김명기, 김은우, 박은호 등이 출연한다.
국립극단은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급하게 개막을 16일로 연기했다. 브라크 역을 맡은 배우의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었다.
6월1일까지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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