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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귀궁' 윤수정 작가 "육성재, 이렇게 잘한다고?…감탄 넘어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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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SBS의 금토드라마 필승 공식은 2025년 상반기에도 유효했다.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리에 종영한 '귀궁'의 중심에는 K-오컬트와 로맨틱 코미디, 액션, 미스터리 등을 부담스럽지 않고 적절하게 혼합시킨 윤수정 작가의 필력이 있었다.

윤수정 작가는 18일 조이뉴스24에 "단막극이었던 데뷔작을 제외하고 첫 단독 집필에 대본에 대한 주도권을 처음으로 온전히 가져봤던 작품이기에 더욱 기쁘고 감사했다"며 "쟁쟁한 경쟁작들이 있었음에도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되어 감사한 마음뿐"이라 밝혔다.

이어 윤 작가는 "우리 선조들은 인간의 선한 의지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다"며 "색다른 귀신들이었다고 평가 해주셨던 '귀궁' 속 K귀신들의 모습은 여기서 시작됐다"고 집필 비화를 공개했다. 아래는 윤수정 작가 일문일답 전문이다.

배우 김지연-육성재-김지훈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금토드라마 '귀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김지연-육성재-김지훈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금토드라마 '귀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귀궁'이 국내외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앞서 방영됐던 SBS 금토드라마들이 모두 높은 시청률과 함께 큰 성공을 했었기에, 혹여나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많은 걱정을 했었습니다. 첫방 전 일주일 내내 악몽을 꿀 정도였어요. 믿기지 않는 높은 첫방 시청률이 나왔고 그 이후 쟁쟁한 경쟁작들이 있었음에도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되어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제게 '귀궁'은 정말 오랜만에 방송되는 작품이기도 하고, 단막극이었던 데뷔작을 제외하고 첫 단독 집필에 대본에 대한 주도권을 처음으로 온전히 가져봤던 작품이기에 더욱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귀궁'의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무섭지 않은 오컬트 장르에 로코와 액션, 미스터리, 사극 등을 버무린 혼합 장르가 시청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부족한 대본을 넘치게 채워주신 훌륭하신 감독님들, 배우님들, 스텝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귀궁' 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우선 다양한 장르의 밸런스를 끝까지 잘 유지하고자 공을 들였습니다. 또 '귀궁'은 크게 보면 인간을 증오하던 악신 강철이가 인간들을 구하고자 스스로 희생하는 선택을 하는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인데, 강철이의 그 선택에 대해 시청자들을 잘 설득시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숙제였고 또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육성재-김지연-김지훈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세 배우님들 모두 이전 작품에서 연기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분들이시고, '귀궁'에서도 좋은 연기를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귀궁'이라는 작품과 각자 맡은 캐릭터에 엄청난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귀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공교롭게도 전작인 '왕의 얼굴'을 언급하게 되는데 그 작품을 준비하며 읽었던 자료가 '귀궁'의 첫 시작이 되었습니다. 임진왜란이 터지자 왕이 도성을 버리고 도망치는 내용이었는데, 그렇게 버림받은 경복궁이 모두 불에 타서 폐허가 되었다는 내용이었지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버림 받아 불에 타버린 궁의 이미지가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아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죽임 당한 사람들도 많았을테고 황폐하게 변한 궐에 한많은 귀신들이 많았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다 5년 전쯤 '어우야담'을 읽다가 조선시대 궐 안에 존재했다던 '팔척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오래 묵혀두었던 짧막한 아이디어, '궐 안의 한 많은 귀신'과 연결되어 그렇게 '귀궁'의 최대 빌런 팔척귀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귀궁'의 팔척귀는 '국가로부터 사죄 받아야 하는 모든 비극적인 죽음들'을 의미합니다. 그런 슬픈 죽음들은 먼 오래전 역사속에서도, 가까운 과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국가를 상징하는 왕 이정은 팔척귀에게 당한 가장 큰 피해자이자 동시에 팔척귀를 탄생시킨 업보를 가진 가해자이고, 강철이는 이 모든 비극적인 굴레를 끊어내고 모두를 구해낼 구원자였으며, 여리는 왕과 팔척귀를 구원자 강철이와 연결시켜주는 매개자이자 이야기를 열고 닫을 화자였습니다.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인지라 대중적으로 다가서기 위해선 전략적으로 로맨스와 코메디, 미스테리, 액션 등의 당의정을 입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판타지 드라마라 많은 상상력이 필요했을 것이라 흔히들 생각하시던데요. 저는 무척 고지식한 사람인지라 자료의 근거가 없는 소재를 쓰는 것은 힘들더라고요. 강철이와 팔척귀, 비비(영노), 외다리귀, 야광귀는 물론 경귀석과 골담초(선비화) 같은 소품들까지 모두 설화와 야담 등에서 찾아내 캐릭터로 만들고 이야기로 엮어나간 것들입니다.

무속에 대한 공부는 민속학과 국문학, 인류학 관련 학술서와 논문들, 다큐멘터리 등을 참고하였습니다. 직접 무속인들을 만나 취재하는 것은 전체 이야기의 얼개를 만들어나가는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가급적 지양했는데요. 현대의 무당을 리얼하게 재현하는 것이 목표인 드라마도 아닌데다가 무속의 관점에서 보면 몸주신과 제자의 사랑이라는 다소 황당한 부분이 있는 설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김금화 만신님의 제자분께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다가 '우리 무속에는 퇴마라는 것이 없다.'라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얘기에 지금까지 공부했던 모든 것들이 한궤로 쫙 꿰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더 분명해지는 것 같았어요. 편성이 결정된 후 회사에서 섭외해주신 무속자문팀께 이 부분을 한번 더 여쭤보았는데, '조선엔 악귀가 없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같은 맥락으로 저는 이해했는데, 즉 무속 세계 속 귀신들은 선악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지지 않고 원한귀만 존재한다는 것.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그 원한귀의 한을 달래주고 풀어주는 것이 무당의 몫이었던 것이지요. 좋던 싫던 불과 백년 전까지만 해도 무속이 일반 백성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던 것을 생각할 때, 우리 선조들은 인간의 선한 의지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색다른 귀신들이었다고 평가 해주셨던 '귀궁' 속 K귀신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편성 이후로 본격적인 대본 작업이 시작되면서는 제가 무속자문팀을 정말 자주 괴롭혀드렸었는데요. 무속적으로도 신박하고 그림적으로도 재미났던 좋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배우 김지연-육성재-김지훈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금토드라마 '귀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김지연-육성재-김지훈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금토드라마 '귀궁'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집필 과정에서 가장 마음이 갔던 캐릭터 혹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매 회차, 매 장면이 무조건 재미 있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집필하긴 했습니다만, 가장 공들여 집필했던 장면은 아무래도 모든 주요 인물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충돌하는 장면이었던 3부 엔딩 북악산 시퀀스입니다. 왕 이정이 팔척귀에 빙의되고 이를 눈치 챈 강철이와 여리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장면은 쓰면서도 정말 짜릿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의 연기가 있었다면?

14부 윤갑이 관욕 의식을 치르고 삼도천을 건너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렇게까지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어? 이렇게 깊은 연기도 가능했다고! 하면서요. 육성재 배우님 연기를 보며 매회차 감탄을 했지만, 그 장면은 감탄을 넘어 저도 깊게 감동 받은 장면이었습니다.

◇K-귀물, K-오컬트만의 차별화된 매력, 글로벌에서 통하게 된 특장점은 무엇인가.

국내외 민속학자, 인류학자들이 오시는 '샤머니즘 학회'에 참석했다가 알게 된 것인데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샤머니즘이 존재하고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배척당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으니 보편적 감성을 잘 유지하며 메이드만 잘된다면, 좋아해주시겠구나 생각했었습니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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