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드라마 속 호수가 그렇듯, 눈빛과 표정, 목소리 하나하나에 무게감이 느껴진다.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밸런스를 잘 맞추며 유연하게 분위기를 이끈다. 그래서 배우 박진영과 나누는 대화는 참 재미있고, 기분이 좋다. 또 어떤 순간엔 '참 건실한 청년이구나' 감탄하게 된다. 작품과 연기를 대하는 태도는 굉장히 진중하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정석 그대로라 더 믿음이 간다. 그리고 매 순간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 역시 훌륭하다. 그래서 이 배우가 앞으로 얼마나 무한 성장할지, 그가 걸어갈 길을 더욱 응원하고 기대하게 된다.
지난 29일 종영된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극본 이강, 연출 박신우 남건)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박보영이 유미지, 유미래 역을 맡아 1인 2역을 넘어 1인 4역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극찬을 얻었다.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2110317abd1a79.jpg)
박진영은 미지, 미래의 고교 동창이자 변호사 이호수 역을 맡아 박보영과 설렘 가득한 로맨스를 형성했다. 호수는 훤칠한 외모에 흐트러지는 법이 없는 꼿꼿한 자세, 급한 일에도 절대 뛰는 법이 없는 여유로움까지, 겉보기엔 단점 하나 없는 고고한 백조처럼 보이지만, 10대 시절 목숨을 잃을 뻔한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청력을 반쯤 잃었고, '평범'을 위해 수면 아래 미친 듯이 물갈퀴 질 중인 인물이다.
그는 다시 만난 첫사랑 미지와 연애를 하고, 다니던 로펌을 나와 조금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해나간다. 장애로 인해 좌절하기도 하지만, 엄마 분홍(김선영 분)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동시에 미지와 함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와 힘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박진영은 상처를 드러내는 방법을 배우며 더욱 단단해진 나를 마주한 호수를 안정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내 수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누군가를 조용히 바라보고 기다려주는 호수의 다정한 시선이 저를 오래 붙잡았고 진심을 담아 연기하고 싶었다"라고 말한 박진영은 '미지의 서울'과 호수를 통해 자신 역시 성장하고 위로를 받았다고 전하며 특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다음은 박진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처음 박진영이라는 존재를 알아봐 준 건 누구라고 생각하나?
"제 시작은 가수니까, 제가 서울에 올라와서 연습생 생활을 할 수 있게 캐스팅해 주신 분인 것 같다. 배우로서는 우리 BH엔터 식구들과 손석우 대표님이시지만, 시작점이라고 한다면 JYP가 아닌가 싶다. 박진영 PD님은 저를 캐스팅해주신 건 아니시고, 제 가능성을 먼저 봐주신 건 캐스팅 디렉터, 캐스팅 팀이다. 그분들이 처음 제 영상을 보고 오디션을 봤으면 좋겠다고 해주셨기 때문에 감사드린다. 또 제가 데뷔할 수 있게 해준 박진영 PD님께도 너무너무 감사하다. 그러다 제가 회사를 옮기게 됐는데, 손석우 대표님이 저를 좋게 봐주셨다."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6b961bee45f2b5.jpg)
- 어린 나이에 연습생부터 아이돌 생활을 해왔는데, 혹시 미지와 호수처럼 슬럼프나 힘든 순간을 극복하고 문을 열고 나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
"저는 슬럼프를 겪어본 적은 없다. 어릴 때부터 지금 해야 하는 것 먼저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녹음할 게 있는데 '왜 노래가 안 되지?'라는 생각만 하면 시간만 잡아먹으니까 지금 할 것에만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감사하게도 지금 할 것들이 계속 주어졌다. 그래서 슬럼프에 빠질 겨를이 없었다. 다만 어렸을 때 이런 적은 있다. 21살인가, 일본에서 공연할 때였는데 일본어 멘트를 살짝 절었다. 대사를 살짝 틀리듯 실수한 건데, 백스테이지에 가서 펑펑 울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멤버들이 분을 못 이겨 우는 저를 웃으면서 토닥여줬다. "괜찮아, 뭐 어때"라고. 만약 진지하게 "괜찮아?"라고 물어봤으면 더 우울했을 것 같은데 가볍게 던진 장난스러운 한마디가 너무 크게 위로가 됐다."
- 최근에 '미지의 서울'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덩달아 갓세븐 박진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래서 과거 영상들도 화제가 많이 되는 것 같다. 특히 갓세븐 멤버들과 있을 때 장난스러움과 편안함이 돋보였다. 서로 진심으로 걱정해서 가족처럼 잔소리도 많이 하는 편이던데, 그중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고 얘기해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나눠볼 때도 음악, 노래를 대하는 자세, 열정 외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무던한 성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맞다. 저도 사람인지라 우울할 때도 있는데 어차피 상황이 안 바뀐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무조건, 억지로라도 긍정 회로를 돌리려고 한다.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우울하면 할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주변 사람들도 힘들어지니 무조건 긍정적이려고 한다. 그렇다고 남에게 강요하는 건 아니다. 저 스스로에게 그렇게 되새기는 것 같다."
- 잭슨이 "진영이는 배우로서 무조건 잘 될 거다"라는 말을 되게 많이 했던 거로 안다.
"잭슨은 반복이 개그라는 것을 안다.(웃음) 어릴 때부터 그런 것이 있었다. 저를 많이 믿어줬다. 늘 항상 "넌 잘할 거다"라고 해줬고, "최고의 아티스트가 될 거야"라고 서로 얘기해주기도 했다."
- 갓세븐 멤버들이 이번 '미지의 서울'에 대해서도 얘기해준 것이 있나?
"요즘 다 너무 바빠서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재미있다는 얘기를 해줬다. 마크 형은 라이브 방송에서 밥만 먹고 드라마 빨리 봐야 한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더라. 나중에 진짜 봤는지 한번 물어보겠다. 분명 봤을 것 같다."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95a176ffdc4869.jpg)
- 최근에 데이식스 원필과 만나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엄청나게 긴 시간 동안 수다를 떨었다고 했는데, 실화인가?(웃음)
"11시간이었다. 원필은 저랑 연습생부터 친하게 지낸 동갑 친구인데, 갓세븐 멤버만큼 친하다. 서로 바쁘고 군대도 애매하게 겹쳐서 4~5년을 못 봤다가 오랜만에 만나서 그간 못했던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는 그냥 수다만 떨다가 불이 붙기 시작해서 시계를 보니 6시간이 지났더라. 그렇게 계속하다 보니 11시간이 흘렀다. 밥을 먹고 와서 오후 6시부터 새벽 5시까지 얘기했던 것 같다."
- 웬만하면 자리 이동해서 술을 마신다거나 하지 않나.
"마지막 2시간은 우리 집에 갔다. 집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와인도 거의 마시지는 않고 따라두기만 했던 것 같다. 저희는 옛날부터 그랬다. 연습생 때 KFC 가서 햄버거 먹으면서 수다 떨고 그랬다."
- 지난 13년 동안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며 끊임없이 활동해왔다. 지칠 법도 할 텐데, 어디서 힘을 얻는지 궁금하다.
"작품을 많이 보려고 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표현해내고 싶은 사람들이라, 다른 사람이 되게 좋은 표현을 했을 때 뭔가 시너지를 얻는 것 같고 동기 부여도 된다. 이건 저만의 방법인데, 내로라하는 선배님들의 옛날 작품을 많이 본다. 저와 비슷한 나이에 너무 대단한 연기를 하셨다. '나랑 똑같은 나이에 이걸 하셨다고?'라는 생각에 궁금해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 앞으로 배우로서의 방향성이 있다면?
"가장 어려운 걸 수 있는데 오래 하고 싶다. 오래 한다는 건 그만큼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신구 선생님은 내가 살아온 시간의 두 배 넘게 연기를 하셨다. 어떻게 하셨을지 너무 궁금하고, 오래 하는 것만큼 큰 목표가 없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저만의 욕심이 있다."
- 혹시 롤모델이 있나?
"너무 많다. 우리 회사의 이병헌 선배님만 봐도 굉장하시다. 박해수 선배님도 어떻게 이렇게 다 다를까 싶을 정도로 매번 달라지신다."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e2b79a15c16cff.jpg)
- 방금 언급한대로 드라마 인기를 타고 군대에서 춤추는 영상까지 화제가 될 정도인데, 이런 인기를 실감하나?
"체감은 사실 오늘 같은 날 하게 된다. 오늘 50분이 넘는 기자님들이 와주셨다고 들었다. 시간을 내서 와주시는 거니까 '정말 잘 봐주셨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그런 관심이 혹시 부담되거나 하지는 않나?
"부담보다는 더 오랫동안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아닌 다른 캐릭터로서 읽어주신 후에 저를 봐주시는 거다. 그래서 내가 아닌 것을 계속 개발해 보여드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이게 부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계속 만들어가야 하니까. 그래도 재미있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게 계속 공부해 보고 싶다."
-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나?
"'나 얘 10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다. 절 오랫동안 봐주시고 믿어준 분이 있다는 얘기니까 그런 글을 보면 좋다. 또 '얘가 갓세븐이었어?', '얘가 걔야?'도 좋다. 갓세븐을 모르던 분들이 갓세븐을 알게 된 것도 재미있다."
- 군 생활 후 달라진 마음가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좀 더 초연해진 것 같다. 저는 군 생활을 정말 재미있게 했다. 물론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고립된 삶을 살아야 하는 건 힘들었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그 기간에 너무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는 여유가 생겼다. 이걸 좀 오래 간직하고 싶다. 언제 또 제가 달라져서 "왜 이러는 거야?" 이럴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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