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전역 후 확실히 더 깊어졌다. 깊은 눈망울 속 청량함과 장난기는 여전했지만, 세월의 힘은 무시할 수 없듯 박진영에게서 진중함이 느껴졌다. 이미 노력과 열정으로 '연기돌'이라는 수식어를 스스로 뛰어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로 주목 받았던 박진영은 '하이파이브'와 '미지의 서울'로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냈다. 특히 '하이파이브'로 악역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새 얼굴을 드러낸 박진영이 전역 후 더 단단해진 내면을 바탕으로 얼마나 더 진한 매력과 연기력을 보여줄지 더욱 궁금해진다.
최근 개봉된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배우 박진영이 영화 '하이파이브'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42982fe5283262.jpg)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 '스윙키즈'까지 매 작품 신선한 소재와 유쾌한 톤앤무드, 감각적인 연출 스타일로 한국영화계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온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이재인과 안재홍, 라미란, 유아인,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 등이 출연했다.
박진영은 췌장 이식 후 젊음을 얻게 된 새신교 교주 영춘(신구 분)의 젊은 모습을 연기했다. 췌장 이식 후 젊음을 흡수할 수 있는 초능력을 얻게 된 새신교 교주 영춘은 죽음 앞에 무력하던 과거의 모습을 지우고 새롭게 태어난다. 겉으로는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겠다 외치지만 속으로는 온 세상을 쥐락펴락할 영생을 꿈꾼다. 자신 외에 또 다른 장기이식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모든 능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들을 찾아 나서는 빌런이다. 다음은 박진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하이파이브' 개봉과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 방송이 동시에 이뤄졌는데 소감이 어떤가?
"주변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본 분들이 너무 잘 봤다고 해주셨다. 군대 후에 나오는 작품이라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작업할 때도 재미있었던 작품이라 더 기대됐다."
- '하이파이브'는 군대 가기 전에 찍었던 작품인데 제대 후 보니 어떤가?
"기억에 생생하게 남은 작품이기도 한데 제대 후 다른 작품도 하다 보니 '내가 저렇게 했구나' 싶어서 감회가 새롭기도 했다. 기술 시사 때 영화를 따로 보기는 했는데, 되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작품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기쁘다."
![배우 박진영이 영화 '하이파이브'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9d8222819039b2.jpg)
- 의도치 않게 (유아인 배우 문제로) 개봉 시기가 많이 늦어졌다. 불안한 마음이 있지는 않았나?
"저는 그간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는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 군대에 집중했고, 전역 후엔 다른 작품에 집중해서 그런 마음은 없었다."
- 회춘한 빌런이고, 눈빛으로 신도들에게 믿음을 줘야 사이비 교주 연기를 해야 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접근했나?
"그 부분이 재미있다고 느꼈다. 절대 악이지만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는 그것조차도 공감하고 이해를 하다 보니까 캐릭터가 복합적으로 보일까 생각했다. 누군가를 치료하는 쇼를 보여주는 신에서는 진짜로 치료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했다. '추격자'에서 하정우 선배님도 즐기듯이 했다는 인터뷰를 봤었는데, 그걸 진심으로 표현하면 매력이 있겠다 싶었다. 독특한 캐릭터다 보니, 그렇게 인물 구축에 할애하는 시간이 있었다."
- 본인의 말투가 아니라 신구 선생님의 말투와 비슷하기 위한 준비 과정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했나?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촬영 전에 신구 선생님을 뵐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주셨다. 선생님이 제 모든 대사를 들려주시고 녹음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그걸로 연습을 많이 했다. 감독님께서는 "너무 똑같이는 안 했으면 좋겠다, 너무 똑같으면 매력이 반감될 수 있으니 너의 색을 넣을 수 있게 해라"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목소리 톤을 따라가되 촬영 때는 그것을 좀 빼는 작업을 했다. 너무 똑같으면 거기서 20%를 빼자고 했다. 그렇게 현장에서 유연하게 하다 보니 재미있었다."
- 상반신 노출신이 있었는데, 힘들지는 않았나?
"정말 배고팠다. 저는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은 아닌데, 이렇게 극단적인 다이어트는 처음이다. 대본 지문에 짐승 같다는 것이 있었다. 캐릭터 설정이 괴력이기 때문에 몸을 봤을 때 진짜 괴력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근육이 잘 보일 수 있게 음식 섭취를 줄이면서 관리를 했다. 닭가슴살, 고구마, 방울토마토를 2개월 반 동안 먹었다. 눈바디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눈으로 보고 카메라로 찍고 보면서 체크했다. 촬영 다 하고 나서 바로 먹었는데 체했다. 죽을 먹어야 한다고 하더라."
- 후반부 완서(이재인 분)와의 액션신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 이재인 배우와의 합은 어땠나?
"초능력, 괴력을 가진 둘이 하다 보니 합을 맞추는 것이 재미있었다. 소리가 펑펑 나오는 걸 상상하면서, 재인 배우와 같이 고민하면서 촬영했다. 슬로우로 보이는 것이 있는데, 그건 실제로 천천히 늘려서 촬영했다. 이게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배우 박진영이 영화 '하이파이브'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240769c0d078df.jpg)
- 궁금했다고 했는데, 완성본을 봤을 때 만족도는?
"쉽게 만족하면 안 되지만 뿌듯했다. 어떻게 나올지 상상하면서 했어도 구현되는 걸 바로 보지는 못하는데, 너무 멋있게 나왔더라. 감독님께 감사하다."
- 워낙 선하고 스마트한 느낌이 강하다 보니 작품에서도 선하거나 강단 있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 이번에 악역을 처음 하게 된 건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어땠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안 믿겼다. 지금까지는 선한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까 악역이 나에게 온 것이 맞는 것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배우로서는 감독님께서 나에게 없던 모습을 봐주신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간 내가 했던 작품이 이런 것이 없었는데, 다른 모습을 봐주시고 캐스팅을 해주신 것이라 잘 소화하고 싶었다."
- 혹시 감독님이 따로 얘기해준 것이 있나?
"감독님께서 관중들과 함께 하는 촬영에서 그간 무대를 많이 섰던 경험이 있으니 잘 소화하지 않을까 싶다는 말씀은 해주셨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다 보니 관중이 어렵거나 무대 위가 불편하지는 않았다."
- 무대에서 관중을 만나는 것과 교주로서 마음을 사로잡고 경이로움을 주는 건 차이가 많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준비했나?
"관중을 바라보면서 한다기보다는 연극 무대처럼 하려고 했다. 쇼로 보여주고 드러내면서 힘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뭔가를 줘야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연극 무대처럼 발산하는 것에 집중했다. 무대 위에서 고민한 건, 이걸 어떻게 해야 진짜 맛으로 살릴지 였다. 가짜처럼 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캐릭터 구축할 때 연극 연출가 선생님을 찾아가서 무대 위 연기, 어려운 말을 진짜처럼 할 수 있게 배웠다. 그게 도움이 많이 됐다."
- 신구 선생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야 했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선생님은 배우계의 전설이다. 그분의 어린 역인데, 그분과 비슷한 호흡의 톤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서 겁이 많이 났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감독님께서 확신을 주셨다. 또 녹음까지 해주셔서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을 버리고 내가 할 것에 집중했다. 사실 언제 선생님 목소리를 휴대폰에 가지고 다니며 들을 수 있겠나."
![배우 박진영이 영화 '하이파이브'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444428ed6c8da3.jpg)
- 진희경 배우가 딸로 나오는 상황이다. 아빠로 딸 대하듯 해야 했는데 어렵지는 않았나?
"선배님은 정말 친구처럼 대해주셨다. 일부러 부담감을 줄어들 수 있게 해주셨다. 저도 편하게 하려고 했지만 첫 만남부터 저를 아빠라고 하셔서 "네, 딸"이라고 했다.(웃음) 현장에서 액션할 때 하대를 하고 나면 "선배님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선배님은 그 상황을 재미있게 받아주셔서 저는 마음 편하게 촬영했고, 이후에도 계속 저를 아빠라고 하신다."
- 현장 분위기가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제가 혼자 의자에 앉아있고 상대는 반대편에 있다. 혼자 연기하는 때도 많았다. 재인 배우 빼고는 현장에서 못 마주쳤다. 마지막에 오정세 선배님을 제가 쳐서 날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태권도를 하면서 오시는데 집중을 못하겠더라. 세 테이크는 웃다가 계속 다시 한다고 했다."
- 혼자 있어야 해서 외롭기도 했을 것 같다.
"혼자 하는 것이 많고 와이어 타고 하늘에 계속 있긴 했다. 하지만 캐릭터 설정이 특이해서 그 말맛 살리는 것을 많이 고민해야 했다. 외롭지만 외로울 틈이 없었다. 이렇게 캐릭터성이 강한 역할은 처음이라서 고민하는데 시간 투자를 많이 했다."
- 이 작품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선배님들의 앙상블 같은 작품이다. 내공이 느껴졌다. 뭔가 더 하려고 하지 않는데도 선배님들이 집중해서 할 때 호흡이 잘 맞는 걸 보면서 배우는 캐릭터로서 할 일을 하면 된다고 정말 많이 느꼈다. 그걸 보고 다음 작품 하면서 더하려고 한다기보다 캐릭터가 할 일이 뭔지 더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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