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개그계 신사' 박수홍이 수트를 벗었다. 대신 후드티셔츠. 청바지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곳은 새 생명의 탄생에 울고 웃는, 축복과 환희의 현장이다.
인생 8개월차 재이의 아빠로, 못말리는 딸바보로 떠오른 박수홍이 TV조선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의 '순산요정'으로 활약 중이다. "내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닌데 매번 긴장되고 감정이입이 된다"고 고백하는, 거의 모든 녹화마다 눈물을 쏟아내는 'F 100%' MC 박수홍을 만났다.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 [사진=TV조선 ]](https://image.inews24.com/v1/9565d2d3d880d9.jpg)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 [사진=TV조선 ]](https://image.inews24.com/v1/36972e5b0b4982.jpg)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박수홍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전날 밤 12시까지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 녹화를 진행했다는 그는 "일산에 가서 10만분의 1 확률이라는 겹쌍둥이 탄생을 지켜봤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자연임신으로 쌍둥이를 출산했던 이 부부는 2년 만에 또한번 쌍둥이 임신에 성공했다고. 이들 가정의 드라마틱한 순간은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 녹화마다 이슈가 많아요. 정말 사람 피 말리는 프로그램이죠. 너무너무 애정하지만 또 때론 '못해먹겠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웃음)"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연출 이승훈 김준, 작가 장주연, 이하 우아기)는 새 생명의 탄생을 담은 출산 현장을 직접 찾아가 응원하고 축하해주며 출산의 기쁨을 전할 국내 최초 출산 중계 버라이어티. 지난달 9일부터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우아기'는 '극한 프로그램'이다. 첫 녹화 당시 박수홍은 잠결에 연락을 받고 혼비백산해 출산 현장을 찾았다. 지난 2회에서는 240km를 달려 대구에서 세 쌍둥이를 만났고, 최근엔 출산 현장에서 10시간 가량을 대기했다. 이후 밤 12시까지 VCR 촬영을 이어갔다. 이런 일정이 때론 주 4일 연속으로 이어지고, 또 때론 일주일 내내 녹화가 없는 날도 있다. 당장 내일의 예측이 어려운 스케줄. 여기에 34년차 방송인도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긴급상황이 속속 펼쳐진다.
박수홍은 "옛날엔 뙤양볕 아래서도, 뻘에서도 방송을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더이상 야외에서 고생하진 않겠다 싶었는데 '우아기'를 만났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고 추억했다. 하지만 이어 "(이 사회에) 너무 필요하고, 의미있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2000년대 초반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했어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느낌표-아시아! 아시아!', 주거 환경을 개선해주는 '러브하우스' 등에 출연하면서 사회적 변화도 이끌어냈고요. '우아기'를 통해 그때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말로만 저출산을 걱정하지 말고,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생각이 전환되고, 제도도 개선되면 좋겠어요."
방송에는 축복받아 마땅한 출산의 순간, 여러가지 고충을 겪는 가정의 모습이 펼쳐진다. 세 쌍둥이의 경우, 단태아 대비 위험률은 37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세쌍둥이 가정은 보험 가입 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이는 겹쌍둥이 가정 역시 동일하다. 박수홍은 "가장 필요한 게 이들 가정인데,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박수홍은 양세형과 함께 세 쌍둥이 가정에 수술비용과 병원비를 쾌척해 훈훈함을 자아낸 바 있다. 이뿐 만이 아니다. 방송 이후 박수홍은 세쌍둥이 가정에 홈쇼핑에서 판매중인 갈비탕과 냄비세트를, 양세형은 4회에 출연한 탁트인 가정에 소고기를 보내주기도 했다고 제작진은 귀띔했다.
박수홍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미약하지만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 양세형과 함께 출연료 일부를 전했다. 도움이 됐다면 좋겠다"면서 "녹화 때마다 아내가 선물을 준비해준다. 조금이라도 돕고싶은 마음"이라고 선량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 [사진=TV조선 ]](https://image.inews24.com/v1/baa88e90a42874.jpg)
'우아기'의 진행은 박수홍과 양세형이다. 박수홍이 찐 아빠 모먼트라면 양세형은 시청자들의 눈높이에서 활약하는 '조카바보'다. 임신기간이 12개월인 줄 알았다는 '임신알못' 양세형은 본인 출산 이후 처음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세 방송인' 양세형은 긴급 출동이 대다수인 '우아기' 촬영에 매순간 함께하진 못한다. 그럴 땐 '5분 대기조' 지원군들이 활약한다. 박수홍은 "내가 못오면 박경림이, 양세형이 못오면 양세찬이 대신 할 것"이라며 "MC들과 제작진의 문어발식 지인 출연이 예정돼 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3회엔 장서희가, 4회엔 신현섭이 출연했고, 5회에는 이정민 전 아나운서가 함께할 예정이다.
"하루종일 대기하고 인터뷰했는데 방송에 몇십초 나오고 말 때가 많아요. 물론 가끔은 허무하고 속상할 때도 있죠. 하지만 괜찮아요. 주인공은 산모와 아기, 그리고 가족들이니까요. 저는 그저 '듣는 사람'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해요. '우아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재미와 의미를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는 저출산 시대 속 소중한 생명의 탄생 순간을 직접 조명하는 이색 프로그램. 매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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