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참 밝고 애교 넘친다. 주변을 순식간에 환하게 만든다. 말 한마디를 해도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센스와 배려가 가득하다. 20년 내공은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연기적으로 늘 성장하고 도전해나가는 서현의 행보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최근 개봉된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는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갖춘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이야기이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서현이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7a6e250cc40318.jpg)
서현은 특별한 능력을 갖춘 퇴마사 샤론 역을 맡아 마동석, 이다윗, 샤론은 악마의 존재를 느끼고 찾아내며 퇴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이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과거 악마 숭배자들의 먹잇감이 되기도 했지만, 바우가 나타나 그녀의 목숨을 구한다. 7년 전 사건 이후 샤론은 '거룩한 밤'에 합류해 자신의 능력을 이로운 곳에 쓰기 시작했다.
퇴마할 때 하얗게 돌변하는 눈, 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손길, 고대어로 외우는 주문까지, 특별한 능력으로 영혼을 구한다. 서현은 악마를 상대로 고난도의 퇴마 의식을 하는 샤론으로 완벽 변신해 마동석에게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압도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이에 '서현의 재발견'이라는 극찬을 얻었다. 다음은 서현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서현 배우의 변신에 대한 호평이 많았는데, 영화를 본 지인 반응은 어떤가?
"그런 반응이 정말 감사하다. 지인들도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친한 사이면 서주현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안 보였고 그런 얼굴이 있는 줄 몰랐고 재미있게 봤다고 해줬다. 눈을 반쯤 가리고 봤다고도 하더라. 효연 언니도 해당된다. "내가 아는 서현의 모습이 하나도 없다"라며 좋아해 줬다."
- 합을 맞추기 어려웠던 장면이 있다면?
"마지막에 대결하는 클라이맥스에서 끌어올려야 하는 연기라 고민이 있었다. 자칫하면 과하게 보일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다가 다른 생각 안 하고 몰입하면 과하더라도 그 인물로 보일 것 같았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는데 슛 들어가니까 집중을 잘해서 촬영했다. 피 토하는 장면 같은 경우엔 제가 피 토하고 싶다고 해서 토했다. 원래는 그런 장면 없이 쓰러지는 건데 피가 나올 것 같다고 하니 좋다고 해주셨다. 그래서 피 먹고 토하는 장면을 찍었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서현이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2c1237ef9f4fdc.jpg)
- 긴장감 넘치는 장면 사이사이 등장하는 마동석표 유머 코드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그 재치있는 애드리브와 유머가 부럽다. 쉽게 나올 수가 없다. 타고 난 분인데도 노력을 진짜 많이 한다. 하나의 유머를 찾기 위해 수백 가지 시뮬레이션을 하고 여러 사람에게 물어본다. 마동석표 유머는 노력형 천재의 것이라 높게 친다. 물론 유머 코드를 오컬트 장르에서 이상하게 화면 와장창 무너진다. 반면 그 선을 해치지 않는다면 숨 쉴 구멍을 줄 수 있다. 저는 전체적으로 편집된 걸 봤을 때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분들은 단순하게 '웃기네'라고 할 수 있는데 디테일을 많이 생각해서 나온 것이다. 마블리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액션도 저는 잘 모르지만, 같은 복싱이라도 기술이 다르다고 하더라. 매번 디테일을 다르게 하신다. 이번 영화에서도 새로운 도전이라는 얘기를 해주시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큰 노력이 있다고 느꼈고, 보면 일밖에 모르신다.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다."
- 이다윗, 정지소 배우 등 동생들과 호흡을 맞췄다. 어땠나?
"이런 친구들을 만난 것이 행운이다. 지금까지 제가 작품 할 때 막내 포지션일 때가 많아서 동생들과 많은 교류가 없었다. 이번에 동생의 매력을 알았다. 뭐만 해도 귀엽고 챙겨주고 싶다. 평소엔 순수하지만, 연기할 때는 두 사람 모두 프로다. 이들이 있어서 한국 영화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든다. 지소는 4차원의 매력이 있는데 지켜주고 싶다. 이렇게 순수하고 예쁜 애가 악령이 들면 구해주고 싶은 언니 마음이 자연스럽게 든다. 때 묻히고 싶지 않다. 다윗은 부끄러움이 많다. 저희 중에 말수가 제일 없다. 수줍게 웃고만 있어서 장난 걸고 싶은 마음이 든다. 동생들과 이렇게 오래 대면한 작품은 처음인데, 언니병과 누나병이 생겼다. 최근 드라마에서도 동생이 많아서 다 귀엽다."
- 이제 소녀시대 언니들의 마음을 알게 됐을 것 같다.
"맞다. 언니들과 한두 살 차이인데 다들 열 살 차이가 나는 줄 안다. 언니들이 왜 나에게 그러나 했는데, 제가 초등학교 때 만났다 보니 서른이 되어도 언니들에게는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저 또한 20년차가 됐는데 언니들 앞에서는 그 시절로 돌아간다. 그래서 언니들에게 고맙고, 변치 않았으면 좋겠기도 하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서현이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b4a31b256f9dc0.jpg)
- 성소수자, 독립군, 퇴마사까지 필모그래피를 보면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를 해왔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현재 배우 생활을 돌이켜보면 어떤가?
"다 감사한 작품이다. 많은 배우가 다양한 것을 하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다. 다행히 저는 겹치는 것이 많이 없다.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앞으로도 열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 자신이 고갈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배우 서현으로서도, 인간 서주현으로도 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친다거나 본체가 흔들리면 좋은 연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 안에서 찾아낼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것을 도전하면서 고인물처럼 있지 않으려 한다."
- '모범생' 이미지가 있고 그간 특별한 논란 한 번 없었던 아티스트로도 유명하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자신만의 소신이나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과정이 있다. 바른 생활을 하는 건 맞지만 강박을 가지고 하는 건 안다. 직업 특성상 책임감을 엄청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대에 이 일을 시작했고, 제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도마 이에 올라간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이슈가 된다. 내가 뭔가 잘못하면 10대가 그걸 따라 할 것 같았다. 그 시기엔 남의 것을 쉽게 받아들이고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느꼈다. 나의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일순위라고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저 자신을 타이트한 룰 속에 가뒀는데, 후회되지 않고 지금 와서는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30대가 되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살다 보니 경험이 추억이 되면서 가치관이 분명해지고 선이 생겼다. 이제는 강박을 가지고 조이지 않아도 나를 놓지 않을 자신감이 생겼다. 소녀시대 활동을 주로 했던 시기는 제 인생에 소녀시대밖에 없었다. 서주현의 삶을 포기했다. 그게 논란이 없는 이유인데, 제가 선택한 것이기에 불행하지 않았고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걸 통해 느낀 건 일상의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만 생각했다 보니, 왜 일만 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가족도 못 챙겼다. 앞만 보던 삶에서 시야가 넓어졌다.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순간도 행복하고 친구와 수다 떠는 것도 행복하다. 이걸 30대부터 알았고, 마음이 편해지면서 일에 대한 강박도 없어졌다."
- 지금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
"피아노 치는 것이다. 하루에 10시간 칠 때도 있다. 하나에 빠지면 아무것도 안 보이고 그거만 한다. 어렸을 때 꿈이 피아니스트였는데, 캐스팅되면서 꿈이 바뀌었다. 접어뒀다가 최근 계기가 생겨서 다시 쳤는데 너무 좋은 거다. 피아노만 쳐도 힐링이 되고 아무 생각도 안 하게 된다. 단순하게 그냥 좋다. 나중에는 협연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서현이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a34202591fe469.jpg)
- 그렇게 오래 치면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나?
"치고 싶은 곡이 있어서 악보를 보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그래서 배가 고파도 계속 치고, 그러다 보면 밤이 되어 있다. 3~4개월은 쳤는데, 관절염이 생겨서 병원에 갔더니 "나중에 고생 안 하려면 지금 치면 안 되고 무조건 쉬어야 한다"라고 하시더라. 너무 치고 싶어서 조금씩 살살 친다. 이번에 피아노를 배우면서 제대로 치는 방법,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웠다. "
- 팬들과의 관계가 굉장히 끈끈하다는 생각이 든다.
"팬들과 저희가 오래됐다. 물론 최근에 입덕한 팬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래됐고 수많은 일을 같이 겪었다. 끈끈하고 애틋하다. 제가 애기 때부터 봐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안다. 신뢰가 있다. 제가 SNS에 뭘 안 올려도 팬들은 이해한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런 마음이 드니까 신기하고, 저 또한 표현하고 싶고 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특히나 팬들이 손편지를 많이 써준다. 그런 거 볼 때 눈물이 난다. 내가 뭐라고 아무것도 바라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사랑을 줄까 싶다. 인생 한 번뿐인데, 수많은 연예인 중 저를 좋아해 준다. 지인, 친구도 아닌데 이렇게 일방적인 사랑을 할 수 있나 싶다. 그 진심이 느껴지니까 저도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고마움에 보답하는 건 소통하는 것과 내 길을 잘 걸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걸 잘 해보려고 하고 있다.“
- 배우 서현이 아닌 가수 서현을 볼 기회도 올까?
"멤버들과 뭉칠 기회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뭉치자는 얘기를 하기도 하니까 언젠가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솔로도 있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건 아직 없다. 열어두고 있다. 좋은 퀄리티로 나오고 싶다. 이게 제 기준이다. 기대치가 있는데 그걸 뛰어넘거나 기준에 부합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냥 막 하고 싶진 않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