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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안효섭 "회의감 느낄 때 만난 '전독시', 도전 정신으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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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안효섭,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김독자 役 열연
데뷔 10년 만 첫 영화 '전독시' "실사화 궁금증·끌렸던 김독자"
독자의 평범함에 대한 끝없는 고민 "관객들도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길"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낯 많이 가리고 수줍어하는 성격은 여전했지만, 작품과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는 훨씬 더 진중하고 깊어졌다. 대답하기 전 신중하게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것도 마찬가지. 빵빵 터지는 웃음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말 한마디에 담아낸 진심과 꾸밈없이 돌아오는 리액션은 그 어떤 것보다 귀하다 싶다. 그래서 독자를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그의 말이 더욱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

23일 개봉된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로,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안효섭과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최영준, 박호산, 정성일 등이 출연했다.

배우 안효섭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더프레젠트컴퍼니]
배우 안효섭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더프레젠트컴퍼니]

안효섭은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멸살법)으로 위로받던 학창 시절을 지나 평범한 직장인이 된 김독자 역을 맡았다. 그는 10년 넘게 이어지던 소설 연재가 끝나던 날, 주인공 유중혁이 홀로 살아남는 결말에 크게 실망한다. 그때 소설이 현실이 되고, 독자는 혼자만 살아남는 결말이 아닌, 동료들과 함께 살아남아 이 소설의 결말을 바꾸기로 한다.

'사내맞선', '낭만닥터 김사부 2, 3', '홍천기', '너의 시간 속으로' 등 드라마 흥행을 이끌며 큰 사랑을 받았던 안효섭은 '전지적 독자 시점'을 자신의 첫 영화로 선택해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그는 현실이 되어버린 소설 속 세계에서 스스로를 증명해 가는 김독자의 깊은 눈빛과 밀도 있는 감정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이와 더불어 안효섭은 전 세계를 강타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진우 역으로 목소리 연기까지 도전, 글로벌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다음은 안효섭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개봉 소감은?

"대본을 받아본 지 2년 반 정도 된 것 같다. 글로만 보던 이야기가 현실로 채워지니 감회가 새롭다. 어려울 수 있는 영화 시장에 이런 큰 작품이 나올 수 있어서 감사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많은 분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

- 원작 팬덤이 굉장한 작품이고, 주연작이기 때문에 생기는 부담감이 크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어깨가 그렇게 무겁지는 않다. 기대작이고 원작 IP가 크다 보니 부담감이 있지 않냐 하는데 제 입장에서는 사실 부담감을 가지고 가는 것보다 최선을 다해 독자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임했다."

배우 안효섭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더프레젠트컴퍼니]
배우 안효섭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더프레젠트컴퍼니]

-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원작을 잘 몰랐다고 했는데, 원작에 대해 알고 나서 달라진 마음이 있나?

"친구들에게 이런 대본이 있고 영화화가 된다고 하니까 놀라더라. 찾아보니까 팬이 정말 많은 작품이더라. 하지만 저는 제가 본 대본을 토대로 생각했다. 이 작품으로서 바라보되 원작이 있으니 참고를 하자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부담이나 무게감 때문에 짓눌리는 건 도움이 안 되니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 그럼 원작을 봤나? 사실 원작은 너무 방대한 분량이지만 영화는 초반 일부의 이야기를 한다.

"다 보지는 않았다. 확실한 건 많은 정보가 빠졌다고 느꼈다.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많은 정보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포기할 건 포기하고 가져갈 건 가져가는 선택의 문제였다. 그래서 완벽하게 감독님을 믿고 지지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독자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최선을 다하는 거였다."

- 시나리오를 봤을 때 가장 매력적이고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굵게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한국 콘텐츠가 실사화되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두 번째는 캐릭터다. 김독자에게 끌렸다. 제가 그 당시에 드라마를 연속으로 많이 찍었다. 제 삶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 겹쳐서 계속 촬영하다 보니 기계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뭐 하고 있지?'라고 할 정도였다. 모든 신을 열심히 했지만 회의감이 들었다. 독자가 세상에 이끌려가면서 이도 저도 못 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딱하고 마음이 갔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역할은 주인공으로 특색, 강점이 있었다. 모나거나 잘나거나 캐릭터 고유의 매력이 눈에 띄게 존재하는데 독자는 무(無)다. 이런 무의 맛을 내가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도전 정신이 있었다."

배우 안효섭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더프레젠트컴퍼니]
배우 안효섭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독자는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이긴 하지만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캐릭터다. 그렇다고 해서 존재감이 없어서도 안 된다. 그런 지점에서 어려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갔나?

"제일 어려운 지점이었다.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과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눴다. 독자의 평범함, 보편성은 무엇이냐 하는 문제였다. 독자는 일반적인 인물로 묘사가 됐는데, 일반적인 것이 과연 무엇이냐. 제가 가진 생각이 다 선입견이더라. 외형적으로 키가 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여러 모습이 존재한다. 그런 것을 다 배제했다. 과거의 일에 얽매여있고 상대의 눈을 못 마주치고 피해를 안 주려고 가방을 앞으로 멘다. '독자가 왜,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에서부터 시작했다."

- 캐스팅이 떴을 때 독자와 잘 맞는다는 반응도 많았다.

"감독님께 저를 왜 캐스팅했냐고 여쭤봤는데, 감독님은 "평범해서"라고 하시더라. 저는 데뷔 10년이 됐고, 사람들 앞에 나설 수밖에 없는 업에 있다. 그래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평범하다고 했을 때 무슨 말이지 싶었다. 그런데 관점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생각하는 저의 모습과 감독님이 바라보는 제 모습은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 눈에는 평범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 독자는 혼자 앞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인물이다 보니, 어떤 지점에선 누구보다 빠르게 행동해야 하기도 하고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시나리오를 깨나가야 하는 장벽 앞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어떻게 잡아나갔나?

"제일 고민 되는 지점이었는데, 독자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독자가 고민하는 지점을 관객들도 함께 고민하길 바랐다. 글로 읽었을 때는 당연히 사람들을 도와야지 하지만 '진짜 그런 일이 생기면 그럴 수 있을까' 싶어진다. 그렇다면 '고민을 얼마나 해야 할까', '이렇게 됐을 때 나설 수 있을까' 등 사소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독자가 그럴 수 있을지, 목소리는 얼마나 불안해야 하고 이때는 목소리가 커야 하나, 독자가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데 이게 거만해 보이지는 않을까, 얼마 정도로 자신감을 표현해야 하는지, 독자의 변화에 있어서도 세세하게 고민하고 시간 할애를 많이 했다."

- 원작의 독자보다 착해졌다는 반응도 있다. 인물 성격을 어떻게 설정했나?

"원작의 독자는 영악하기도 하고 기회주의이기도 하다. 사이다 모먼트도 나온다. 하지만 제가 목표한 부분은 모두가 독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였다. 최대한 일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저도 주인공처럼 행동하고 싶었지만, 제일 많이 한 얘기가 "주인공답냐", "멋있었냐"였다. 독자는 주인공이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관객이 보고 스스로 고민하게 하고 공감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원작보다는 슴슴해졌다."

배우 안효섭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더프레젠트컴퍼니]
배우 나나와 안효섭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평범한 독자와 닮은 점이 있나?

"독자를 보면서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제가 학생일 때 캐나다에 있었는데 왕따는 아니지만 친구가 많지는 않았다. 학교 다녀와서 집에서 유튜브 보며 좋아하는 과자 먹는 것이 인생의 낙이고 원동력이었다. 독자에게는 그게 멸살법이고 살아가는 힘이다. 그런 공통점을 찾아서 최대한 확장했다. 사람들 앞에 보여지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나서는 걸 아직도 어려워한다."

- 톱스타인데 아직도 그런가?

"일단 톱스타가 아니다.(웃음)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힘들고 어제도 힘들고 내일도 힘들 거다. 그런 지점에서는 독자와 비슷한 것 같다."

- 그린존이 독자가 '함께'라는 키워드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변화되는 터닝포인트라는 생각이 드는데, 엄청난 갈등과 고민을 하는 순간 떨리는 눈빛과 표정 등 온몸으로 그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힘들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힘들었다. 정신적으로 고생했다. 혼자 살 수 있지만 남들을 위해서 뛰어드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싶었다. 이런 세계가 있고 정말 죽을 수도 있다면 포기할 수 있을까 하는 갈등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연기로 그걸 설득할 수 있을까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그 신 찍을 때 실제로 땀을 많이 흘렸다. 죄책감, 부끄러움과 살고 싶다는 의지가 혼돈이 상태라 저 또한 정서적으로 힘들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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