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황동혁 감독이 긴 시간 함께 했던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마무리 하고 인터뷰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워낙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점이라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는 그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 시즌3 속 가장 현실적이라 이해가 되는 나쁜 인물로 명기를 꼽으며 임시완의 연기를 칭찬했다.
지난 27일 전 세계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 분)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황동혁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bbe81835f3c07c.jpg)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전석호, 박희순 등이 열연했으며, 짧은 분량이지만 정호연, 최승현(탑), 원지안 등도 볼 수 있다. 엔딩에서는 케이트 블란쳇이 딱지녀로 등장해 놀라움을 안겼다.
전 세계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한 시즌3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레전드라 불리는 시즌1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서사나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피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황동혁 감독이 담아내고 싶었던 인간성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는 생각할 거리를 던지며 여운을 남긴다. 이에 시즌3는 공개 즉시 넷플릭스 시리즈 TOP10 1위에 등극하며 전 세계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다음은 황동혁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드디어 시즌3가 공개가 됐다. 소감은?
"시원섭섭하다. 6년간 작품을 해왔는데, 한 작품에 인생을 갈아 넣어서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의 성공과 영광을 누렸다. 어려움도 있었다. 언제 이런 관심을 받아보겠나. 막상 끝내고 나니 섭섭함도 있다. 온 세상의 주목과 기대를 받아서 부담도 많았는데 끝냈다는 생각에 홀가분하고 편안한 마음도 있다."
- 이 작품을 통해 삶의 태도나 가치관의 변화가 생겼다거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전기나 물이라도 아끼려고 하고, 최대한 차를 안 타서 탄소 배출을 줄이려고 하긴 한다. "혼자 하면 뭐가 달라지나"라고 하는데, 조그마한 변화가 큰 변화를 끌어낸다고 생각한다. 탄소 가스 배출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 자본주의가 발전할 때 지구를 다 망쳐놓고는 왜 우리에게 똑같은 희생을 얘기냐고 한다. '왜 나만?', '왜 내가 희생해야 해?'라고 한다. 누군가는 멈추고 희생하고 가진 걸 내려놔야지 미래에 대한 해답이 나올 텐데 누구도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성기훈을 내려놓고 희생하는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저도 조금 더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이정재 배우도 인터뷰에서 기훈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것보다는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 시즌2를 봤다면 당연히 준희(조유리 분)의 아기가 태어날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아기를 넣은 이유와 참가자로 전환한 이유가 궁금하다.
"아기는 시즌2, 3의 중요한 존재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자포자기해서 미래가 없고 윗세대보다 잘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문제가 생긴다. 아이는 미래 세대의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도 윗세대에게 세상을 받았고, 나빠지지 않게 다음 세대에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기 장치를 넣었고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갈등과 지키려는 자의 노력, 희생을 통해 메시지를 넣었다. 아기가 게임 안에 있어야 가능한 결말이다. 그 점에서 프론트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죽이려는 사람들을 막고 살려서 찬스를 주려는 마음으로 게임에 넣게 됐다."
- 명기의 선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만약 기훈이 아기를 명기에게 넘겼다면 명기는 아기를 살렸을지, 아니면 반대의 선택을 했을지 생각해본 바가 있나?
"임시완 배우가 인터뷰하기 전에 제가 먼저 얘기하긴 좀 그렇긴 한데, 임시완 배우는 또 다른 생각일 수 있다. 저는 명기가 엄청난 계산을 했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아이를 지키려고 한다. 도시락만 데려갈 수 있으면 아이와 함께 살아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도시락이 자살하면서 셋이 남게 되는 순간 엄청나게 많은 생각이 명기의 머릿속을 오갔을 것 같다. 셋이 같이 넘어가게 되면 당연히 기훈이 자신을 죽이고 아이를 데리고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래서 먼저 넘어가서 기훈이 못 넘어오게 막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먼저 넘어갔다. 자기가 거기에 남게 되면 떨어뜨릴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기도 탈락이다. 그래서 둘 중에 한 명은 건너오게 해야 하는데 그건 아기일 것이고, 아기가 넘어오면 아기를 죽일 수밖에 없어지는 상황이 된다. 자기도 모르게 그 생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거기까지 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울부짖으면서 자신의 아기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부정하는 단계까지 간다. 자신이 그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을 머릿속에서 정당화시키기 위해 그렇게 되는 거다. 임시완 배우가 그 느낌을 너무 잘 표현해줬다. 저도 소름이 돋을 정도의 연기를 보여줬는데, 사실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저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명기의 표정을 보면서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싶더라. 그 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해줬다."
- 정말 온갖 나쁜 인물이 등장하는데 가장 나쁜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타노스(최승현 분)나 남규(노재원 분)는 약 기운이 좀 있는 것 같고, 100번 남자는 진짜 나쁜 것 같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명기가 참 나쁜 사람 같다. 그러지 않으려고 하고 있지만 선택의 순간마다 이기심을 못 이긴다. 네 번째 게임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안 죽이고 그냥 찾으러 갔으면 되는데, 남규의 꼬임에 빠져서 모든 것을 그르쳤다. 일반 사람들이 극한의 경쟁 사회에서 남을 이기지 않으면 내가 바닥이 될 것 같은 두려움에 자꾸만 그런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여유가 없어지고 남에 대한 관용도 사라진다. 명기를 통해서 가장 일반적인 사람이 갈 수 있는 나쁜 모습을 상징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명기의 나쁨이 가장 이해할 수 있는 나쁨이고 나머지는 극악스러운 나쁨이다."

- 준희의 출산 장면에 대한 불호 반응도 있다. 개인마다 출산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출산 장면을 어느 정도까지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나?
"꼭 필요했던 설정이다. 최대로 보여주지는 않더라도 리얼하게는 보여드리고 싶었다. 준희가 넘어진 충격으로 갑자기 출산하는 것으로 가게 됐는데, 아기는 미래 세대, 양심의 심볼로 등장을 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상징적인 출산이라고 생각했다. 그 아기가 어떻게 버틸 수 있느냐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런 상징성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 시즌3 속 성기훈은 어떤 의도로 그려내려 했나?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게임판에 영웅처럼 들어왔지만 영웅이 되지 못했고 자신의 자책감을 대호(강하늘 분)에게 투사했다. 그는 영웅이 아니다. 대호를 죽이고 자책감의 다른 모습임을 스스로 알게 된다. 나약하고 평범함을 상징하는 사람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대호와의 관계는 그렇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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