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오징어 게임' 시리즈 황동혁 감독이 시즌3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기대 포인트를 밝혔다.
27일 전 세계에 공개되는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전석호 등이 출연했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로 전 세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황동혁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시즌3 공개 소감과 함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언급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다음은 황동혁 감독 일문일답이다.
- 시즌2는 '기훈'의 반란이 실패하는 충격적인 결말로 마무리되었다. 시즌3의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시즌3의 이야기는 '기훈'이 반란에 실패하고, 가장 친한 친구였던 '정배'와 반란에 가담했던 참가자들을 모두 잃고 난 뒤의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아주 무기력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지는 상태에 빠진 '기훈'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인데요. 더 나아가 '기훈'은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죄책감을 다른 인물에게까지 투영하게 됩니다. 시즌3에서 살아남은 '기훈'이 다시 게임장으로 돌아가서 어떤 모습으로 자신 앞에 맞닥뜨린 일들과 게임을 헤쳐나가는지, '기훈'의 변화와 극복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 시즌3와 이전 시리즈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시즌2에서는 게임 안으로 다시 들어온 '기훈'이 어떻게든 게임을 멈추고, 참가자들을 데리고 나가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중심적인 이야기고, 그것을 막으려는 '프론트맨'의 이야기가 상대편에서 전개가 되었습니다. 시즌3에서는 모든 것을 잃고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이후 죄책감과 패배감을 가슴 한 켠에 쌓아둔 '기훈'이 낙담하고 좌절한 상태에서 자포자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요. '기훈'이 자신의 죄책감을 딛고 다시 일어서서 인간성, 양심, 선함 등의 가치들이 게임 안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시즌3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 시즌3에서는 시즌2와 다른 주제를 다루는지 궁금하다. 전 시즌에 이어 보다 더 깊이 다루고자 한 주제가 있었나.
"시즌3에서는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본질적인 질문들을 더 깊이 다루고 싶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좋은 소식보다는 안 좋은 소식이 더 많이 들리고, 희망적인 이야기보다는 절망적인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과연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가?', '인간들이 정말 발전하고 진화하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럼 우리에게 남은 가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정말 인간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 인간성이 세상과 우리를 나아지게 만들 능력과 힘이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을 때, 모든 불행과 재앙이 튀어나온 이후 마지막으로 상자 안에 남아 있던 것이 희망이라고 합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희망이 있는가, 또 그 희망을 지켜내고 세상에 널리 퍼트릴 의지가 남아 있는가?'라는 질문을 시즌3를 통해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 시즌3에서 이정재 배우의 연기를 보고 놀랐던 순간이 있었나?
"시즌3의 '기훈'은 완전히 바닥까지 떨어지며 대부분의 장면에서 대사조차 없고, 광기의 끝자락에 서서 자기 파괴적인 모습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내면의 변화가 큰 인물의 강렬한 감정선을 이정재 배우가 많은 대사 없이 오직 눈빛과 몸짓만으로 살려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 시즌2 또한 넷플릭스에서 여러 시청 기록을 세웠다. 소감이 어떠한가.
"전 세계 정말 많은 팬분들이 시즌2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즐겁고 놀라웠습니다. 시즌2의 여운에 목마른 시청자분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줄 시즌3를 최대한 빨리 더 잘 만들어서 내놓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 시청자들이 시즌3를 보고 어떤 감정을 느끼길 바라는지 궁금하다.
"시리즈를 만들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이 세상을 절망적으로 보고 있는가, 희망적으로 보고 있는가', '나는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가,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절망적으로 보고 있는가, 희망적으로 보고 있는가' 등의 질문들을 계속하면서 글을 쓰고 촬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시청자분들도 시즌3를 통해 이러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바랍니다. '내 안에 좋은 가치들이, 우리 스스로에 대한 믿음들이 남아 있는가'를 한번 돌이켜 보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조금씩 찾아서 키워낼 수 있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즌3를 만들었습니다."
- 시즌2 반란의 영웅으로 그려진 '현주'(박성훈)가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즌3에서는 '현주'의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을까.
"'현주'는 어떻게 보면 '대호'(강하늘)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 트랜스젠더 군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주' 캐릭터를 통해 그런 시선을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현주'가 사회에서는 배척당하는 인물이지만, 게임 안에서는 가장 양심적이고, 용기 있고, 정의로운 인물입니다. 자신이 받은 소수자로서의 설움 때문에 다른 약자에 더 애정과 관심을 갖는 캐릭터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시즌3에서 '현주'가 어떤 사람인지, 그 진면목을 제대로 보실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겁니다."
- 시즌2에서 '프론트맨'이 '영일'로 참가하면서 '기훈'과 많은 감정을 나누었다. 시즌3에서 '프론트맨'은 어떨지 궁금하다.
"시즌2에서 '프론트맨'은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 '기훈'의 어리석고, 순진한 생각들을 무너뜨리려고 했습니다. '프론트맨'은 세상은 어차피 바뀌지 않고, 가진 자들의 세상이고, 인간들의 역사는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들로 수천, 수만 년을 이어왔다고 믿는 자입니다. 시즌3에서 '기훈'이 스스로 자포자기하고 바닥으로 떨어지자 '프론트맨'은 그가 옛날에 게임에 참가했던 자신과 똑같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너도 별수 없이 내가 느꼈던 것을 그대로 느끼고 인간들에 대한 희망을 포기했지?', '너 자신이 지닌 인간성에 대한 믿음도 다 놔버렸지?'라고 생각하지만, '기훈'은 이런 '프론트맨'을 놀라게 할 것입니다."
- 시즌3에서 '영희'의 친구 '철수'도 등장한다. '철수'의 등장은 어떤 걸 기대하면 될까.
"'철수'가 나오려면 '영희'와 함께하는 게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둘이 마주 보고 있으면 친구처럼 묘한 분위기를 풍기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고, 묘한 긴장감, 으스스함, 공포 분위기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영희'와 '철수'가 함께 있으면 재미있는 세트가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많은 분들이 '철수'를 귀여워하면 좋겠습니다. '영희'는 무서운데도 불구하고 팬들이 많이 생겼는데, '철수'의 팬도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 '오징어 게임' 촬영이 마무리되었는데, 작품의 어떤 점이 가장 그리워질 것 같나.
"십수 년 전 원안을 썼던 기간을 빼더라도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을 시작한 지 6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22개의 에피소드를 만들며 어떨 땐 지치고, 어떨 땐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그 순간들조차 정말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벙커 베드가 높이 쌓아 올려진 숙소와 배우에게 디렉션을 주러 가다가 길을 잃었던 미로 계단, 그리고 찍고 부실 때마다 너무 아까웠던 게임장들. 이런 세트장들이 너무 그리울 것 같고요. 너무 좋은 분위기에서, 멋진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과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해서 좋은 기억과 추억들이 많이 쌓여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찍고 나서 해외 캠페인을 다니고 상을 받았던 순간들도 기억이 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모두와 함께했던 기억들, 같이 작품을 만들어 나가면서 느꼈던 그 즐거움,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지게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을 보면서 감격한 순간들. 그런 것들이 오래 그리워지고, 또 기억에 남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작품을 다시 만들라고 하면 자신이 없습니다. 체력이 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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