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내 마음 속에 저장"을 외치며 상큼한 매력을 뿜어내던 ‘윙크 보이’는 온데간데없다. 물론 여전히 아이돌다운 비주얼과 에너지를 자랑하며 글로벌 여심을 사로잡는 박지훈이지만, 이제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 정도로 '약한영웅'을 통해 보여준 박지훈의 열연은 상상 이상이다. 여기에 쉽게 들뜨지 않고, 언제나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최선과 열정을 다하는 것도 인상적. 원래 차분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주연배우로서 그가 느끼는 책임감과 무게감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기도 할 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 역시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배우로서 잘 여물어가고 있는 박지훈이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그가 걸어갈 배우 행보에 기대가 커진다.
지난 4월 25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2'(연출 유수민/이하 '클래스 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박지훈)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이자 찬란한 성장담을 그린다.
![배우 박지훈이 넷플리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2'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417ec382d15c03.jpg)
'클래스 1'에 이어 다시 연시은 역을 맡은 박지훈을 비롯해 려운, 최민영, 유수빈, 배나라, 이민재, 그리고 이준영이 출연해 열연했다. 조정석, 최현욱, 홍경 등 반가운 얼굴도 볼 수 있다.
탄탄한 서사와 관계성, 개성 넘치는 캐릭터,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클래스 2'는 공개 3일 만에 6,100,000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브라질, 멕시코, 벨기에, 프랑스, 모로코, 그리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뉴칼레도니아 등 전 세계 63개국 TOP 10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클래스 1' 역시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8위에 오르며 넷플릭스 공개 후 5주 연속 글로벌 TOP 10 리스트에 진입했다.
박지훈은 더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다시 폭력에 맞설 수밖에 없었던 연시은의 복잡한 감정선, 온몸 내던진 처절한 액션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진가를 발휘했다. 연시은 그 자체가 되어 극을 제대로 장악한 박지훈은 한층 성장한 연기와 더욱 깊어진 눈빛으로 극찬을 얻고 있다. 다음은 박지훈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금은 체중 감량을 한 상태인 것 같은데, 혹시 촬영할 때 일부러 증량한 것이 있나?
"증량했던 건 아니다. 현장에서 밥을 안 먹고 액션신을 하면 되게 고되다. 한끼 한끼 건강하게 잘 먹으면서 찍었다."
![배우 박지훈이 넷플리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2'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84a0891cb2733b.jpg)
- 우리가 처음 알던 박지훈은 '저장'과 '윙크'를 하는 러블리하고 귀여운 이미지였는데, '약한영웅'을 하면서 그런 것이 많이 깨진 것 같다. 그간 해왔던 역할 중 본인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
"저는 시은이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아역 생활을 하면서 의지할 곳이 부모님뿐이고 친구가 많이 없었다. 실제로도 어렸을 때 혼자 있는 시간이 되게 많았다. 그래서 시은이의 마음을 너무 잘 안다. 그런 쓸쓸한 뒷모습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저의 어렸을 때의 모습과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이다. 액션신 말고 감정적인 것이나 혼자 있는 시간은 시은이가 저와 제일 싱크로율이 비슷한 것 같다."
- '저장' 같은 모습들도 다 연기인 건가?
"연기라고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그것도 하나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제가 그 시절에 가지고 있고 표현해낼 수 있는 저의 귀여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걸 보여드리려 했고, 연습생 시절엔 그런 모습들을 좋아했었다. 사실 제가 애교가 있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저도 이게 아직까지 궁금하다. '그게 연기였을까?' 하다가도 연기는 아닌 것 같다. 그 순간 표현만큼은 정말 진심이었고 많은 분이 그 모습을 좋아해 주시면 저도 자신감을 얻어서 더욱더 귀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단지 연기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 어렸을 때 친구가 많지 않았다는 말을 했는데, 아역 배우 활동의 영향도 있었던 건가?
"사실 조심스러운 것이 저도 아직까지 제가 친구가 없었던 이유의 해답을 못 찾았다. 그때는 사투리도 쓰고 아역 배우 생활을 하면서 지방 촬영하러 가고, 학우들보다는 부모님과 있던 시간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는 멀어지게 된 것 게 아닌가 싶다. 그것은 아픈 추억이긴 하지만 해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 이번 작품을 통해 위로받았던 순간이 있었나?
"되게 많다. 연시은을 연기하기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까 '결국 웃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되게 편해지더라. 잠깐이라도 시은이가 웃었다는 것에서 되게 위안이 됐고, 친구들과 같이 있는 모습이 저도 시청자로서 몰입이 되었다. '시은이가 이 친구들과 같이 있으면 웃고 있구나, 편안한 상태구나'라는 걸 보면서 위로가 됐고, 너무 좋았다."

- 눈빛에 대한 호평이 굉장히 많은데, 연기할 때 눈빛에 대해 계산도 하는 편인가?
"계산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상황에 대해 인지만 하고 들어가는 편이다. 여러 개의 수를 준비해서 현장에 들고 가지는 않는다. 뇌로 따지만, A4 용지 한 장만 들고 가서 감독님과 찍기 전에 얘기한 것을 적는 것 같다. 기본적인 상황만 인지했던 것에 여기는 좀 덜 표현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을 적는 스타일이다."
- 가장 마음에 드는 눈빛 연기를 꼽아준다면?
"나백진(배나라)과 싸울 때 바쿠가 마지막에 때리고 쓰러진 후 우리가 이겼다 하면서 가는 장면에서 시은이가 나백진을 한번 돌아보는 장면을 너무 좋아한다. 사실 나백진과 연시은은 비슷한 부분이 되게 많다. 싸움도 그렇고 공부도 잘하는 친구들인데, 결국 길의 끝은 달랐지만 보면서 '저 친구도 나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백진은 친구가 없이 끝났지만, 시은이는 친구가 생기고 끝이 나는 거라 나백진을 보면서 '저 친구도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이런 마음을 표현해내고자 했던 것이 좋았다."
- 수호(최현욱)와 관련된 엔딩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정말 너무 복합적인 감정이라 좋았고, 이제 끝이 난 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 결국 마지막에 시은이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달려온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또 위로받고 행복했다. 보면서 너무 편안하고 좋아서 울었던 순간이었다."
- '클래스 3'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제가 감히 '클래스 3'에 대해 언급할 위치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클래스 2'를 많이 좋아해 주신다면 가능성이 열려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제가 혼자 있을 때 그냥 잠깐 든 생각은 '클래스 3'를 만약 하게 된다면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혹은 어른이 되면서의 성장담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이야기들이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말이 되니까 재미있는 것 같다. 고등학생들이 모여서 어른들을 상대로 사건에 얽매이고 이걸 풀어가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혼자 했다."

- 현재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촬영 중인 것으로 아는데, 영화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선배님들과 너무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어떻게 찍고 있다고 자세하게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강점들을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다. 단종 역할을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재미,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캐릭터라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선배님들과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 '약한영웅' 시리즈가 글로벌로 뻗어 나가다 보니, 배우로서의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혹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있나? 혹은 '오징어 게임'을 넘고 싶다는 식의 목표나 기대하는 바가 있나?
"(박지훈은 '오징어 게임' 얘기가 나오자 가장 크게 놀라며 아니라는 듯 수줍게 웃었다.) 사람마다 목표 지점이 있지만, 저는 성격상 목표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제가 달려가고 있는 길을 묵묵히 계속 뛰어가거나 걸어가고 싶다. 그리고 잠깐 쉴 때도 있을 거다. 그렇게 끝이 없는 마라톤이라는 생각을 하고 싶다.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시청자분들과 공유하고 싶고, 같이 느끼고 싶다는 것이 제 목표인 것 같다. 영어 공부는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사실, 제가 공부를 너무 못한다.(웃음) 이건 시은이랑 다른 것 같다. 아유. 공부는 거리가 먼 것 같다."(박지훈은 공부 못한다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하고 추임새까지 넣어 모두를 웃게 했다.)
- '프듀'의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를 넘어 배우로서의 얼굴을 보여줘야 했던 과제를 '약한영웅'을 통해 제대로 풀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큰 인정을 받았는데, 지금 이 단계에서 박지훈 배우가 가지는 새로운 목표나 넘어서야겠다 생각하는 바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보여드린 부분은 많지만, 배우로서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저 스스로 부족한 부분들, 더욱더 표현해내고 싶어 하는 갈망이 좀 남아있다. 제가 필모그래피가 많은 것도 아니고, 아직 못 보여드린 모습들도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작품을 하고 또 다른 감정들을 시청자분들과 공유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그 부분들을 많이 느껴주셔야 저 스스로도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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